보노보의 새로운 면모: 평화의 상징이 아니었다?

보노보의 세계적인 영장류 학자 프란스 더발 교수가 남긴 침팬지와 보노보에 관한 연구는 그들이 인간과 얼마나 유사한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였습니다.

특히, 보노보는 그 동안 ‘평화의 유인원’으로 여겨지며, 공감 능력과 협동심, 도덕성을 상징하는 종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는 이러한 기존의 인식을 완전히 뒤집는 것입니다.

프랑스 툴루즈 고등연구소와 미국의 여러 연구기관이 함께 발표한 이번 연구는 보노보가 예상외로 폭력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코콜로포리 보노보 보호구역과 탄자니아의 곰베 국립공원에서 각각 보노보와 침팬지 수컷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일주일 이상 두 유인원의 행동을 24시간 내내 관찰하며, 그들의 공격성을 집중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보노보는 침팬지보다 약 2.8배 더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며, 신체적 공격 빈도는 무려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보노보의 공격 패턴이었습니다. 수컷 보노보는 주로 다른 수컷에게만 공격적이었던 반면, 침팬지는 수컷 집단끼리의 패싸움이 흔하고 때로는 암컷에게도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보노보의 경우, 싸움이 죽음에 이르는 경우는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연구진은 보노보의 이러한 공격성이 짝짓기 확률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마틴 서벡 하버드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보노보에 대한 기존 이미지를 전면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유인원들도 인간처럼 복잡한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가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발견은 과학적 발견이 어떻게 고정된 사실도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검토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서벡 교수는 이번 연구에 이어 암컷 보노보에 관한 추가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보노보라는 종 전체의 행동 패턴과 성향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유인원 연구에서 성별이 미치는 영향을 깊이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과학은 항상 진실을 추구하되, 그 과정에서 오류를 인정하고 교정하는 데에서 큰 발전을 이룹니다. 프란스 더발 교수의 초기 연구와 이번 연구 결과의 대비는, 과학 연구가 어떻게 서로 다른 견해를 수용하며 진화해 나가는지를 보여줍니다.

유인원 연구뿐만 아니라 모든 과학 분야에서 이러한 개방적 사고방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보노보의 공격성에 대한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가 이전에 알고 있던 것들을 재고하게 만듭니다.

과학은 끊임없는 질문과 검증을 통해 진실에 접근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의 이해는 더욱 세밀하고 정확해질 수 있습니다. 보노보와 침팬지의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이들 유인원이 인간과 어떻게 닮았으며 다른지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