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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과 익룡의 조상은 ‘갑옷’을 입고 있었다

골편을 가지고 있는 파충류 화석
골편이 붙어 있는 맘바치톤 피안도하라의 목뼈 화석. 사진=Nesbitt et al.
골편이 붙어 있는 맘바치톤 피안도하라의 목뼈 화석. 사진=Nesbitt&nbsp;et&nbsp;al.

오늘은 오랜만에 고생물학 지식을 하나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공룡, 그리고 익룡에 관한 것인데요. 익룡은 말 그대로 날개막이 있어서 공중을 날 수 있었던 파충류이죠.

이 둘은 직접적 근연 관계라 할 수는 없지만, 공통 조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둘의 공통 조상이 갑옷을 입고 있었다는 신박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하네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익룡은 하늘을 나는 공룡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합니다.

그런데 익룡은 공룡이 아닙니다. 익룡의 조상은 중생대 초기에 지배 파충류 무리에서 공룡과 갈라섰습니다.

그러니 익룡은 별도의 그룹인 것이죠.

하지만 공룡과 익룡이 공통 조상에서 어떻게 갈라져 나왔는지는 아직 불명확한 부분이 많습니다.

버지니아 공대와 미국 자연사 박물관 스털링 네스빗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공룡과 익룡의 조상이 갈라지던 무렵의 형태를 엿볼 수 있는 새로운 화석을 보고했습니다.

이 화석은 사실 1997년에 마다가스카르에서 발굴된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까지 제대로 연구되지 않은 상태로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 화석이 트라이아스기 중반인 2억 3500만 년 전 지배 파충류 화석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지배 파충류는 현생 악어와 새, 그리고 멸종 그룹인 공룡과 익룡을 포함한 큰 집단입니다.

이들은 처음에는 악어류의 조상과 공룡, 새, 익룡의 조상 그룹인 아베메타타살리아(Avemetatarsalia)류로 분리됐습니다.

연구팀은 처음에 맘바치톤 피안도하라(Mambachiton fiandohana)로 명명한 이 초기 지배 파충류가 악어류에 속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목뼈 위에 잘 보존된 단단한 갑옷 같은 골편(osteoderm)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악어류는 단단한 골편이나 비늘로 몸을 보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현생 악어를 보면 딱딱한 골편이 몸 전체를 뒤덮고 있죠.

이렇게 악어는 몸이 무겁고 속도가 느린 대신 단단한 보호막을 갖춘 것입니다. 반면 빠르고 민첩한 익룡이나 새, 그리고 공룡은 가볍고 단열성이 뛰어난 털이나 깃털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구팀은 단단한 골편을 지닌 맘바치톤 역시 악어류에 가까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골격을 조사한 결과 반대로 아베메타타살리아에 속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몸을 보호하기 위한 단단한 골편이 사실은 공룡과 익룡의 공통 조상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후손들이 민첩한 형태로 진화하면서 골편이 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와아… 이건 마치 오징어 등 두족류의 조상이 뼈가 있었다는 사실처럼, 매우 반직관적으로 보이네요. 

물론 공룡의 진화 과정에서 단단한 골편이나 가죽은 여러 차례 독립적으로 진화했습니다. 갑옷 공룡으로 알려진 안킬로사우루스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하지만 단단한 갑옷은 움직임을 크게 제한하기 때문에 진화 과정에서 사라지는 경우도 흔합니다.이번 연구는 진화에는 특별한 방향성이 없으며 생존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방향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또 다윈의 진화론을 지지하는 증거가 하나 더 발견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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