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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사우루스는 입술이 있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입술이 있었다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가 작은 공룡을 통채로 삼키는 모습의 상상도. 비늘이 있는 입술이 이빨을 덮고 있다./Mark Witton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가 작은 공룡을 통채로 삼키는 모습의 상상도. 비늘이 있는 입술이 이빨을 덮고 있다./Mark Witton

우리는 영화 등에서 티라노사우루스가 강력한 이빨을 드러내놓는 모습을 많이 봐 왔는데요.

그래서 거대하고 날카로운 티라노사우루스의 강력한 이빨이야말로 이 공룡의 상징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사실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은 입술에 가려져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학설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 소식 함께 살펴보시죠!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티라노사우루스는 입을 다물어도 칼날같은 이빨이 밖으로 드러나 공포감을 줍니다.

하지만 실제 모습은 그와 달랐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육식공룡이 입을 다물면 이빨이 입술에 덮여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캐나다 토론토대의 로버트 라이스 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티라나사우루스처럼 두 발로 걷는 수각류 육식 공룡이 입을 다물면 얇고 비늘이 있는 입술이 이빨을 완전히 덮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빨이 입술에 덮여 표면 덜 닳아

과학계는 오랫동안 수각류 육식공룡이 입술을 가졌는지 논쟁을 벌여 왔습니다.

공룡의 후예인 새들은 입술은 커녕 이빨도 없지요. 공룡의 친척뻘인 악어도 입술이 없어 입을 다물면 이빨이 밖으로 삐져 나옵니다.

반면 도마뱀이나 뱀은 입술이 있어서 이빨을 덮을 수 있습니다.

19세기까지 공룡의 입술을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렸지만, 1990년대에는 악어처럼 입술이 없다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그 결과 영화나 다큐멘터리에서 입술이 없이 이빨이 노출된 공룡의 모습이 대세가 되었지요.

마크 위튼 박사는 “이번 연구는 영화 쥬라기 공원을 포함해 대중이 좋아하는 공룡의 묘사가 부정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1993년 작 영화 쥬라기 공원의 티라노사우루스. 입을 다물어도 악어처럼 이빨이 밖으로 삐져나온 모습이다. 국제 공동 연구진이 그동안 연구를 종합해 실제로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이 입술에 덮여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Universal Pictures
1993년 작 영화 쥬라기 공원의 티라노사우루스. 입을 다물어도 악어처럼 이빨이 밖으로 삐져나온 모습이다. 국제 공동 연구진이 그동안 연구를 종합해 실제로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이 입술에 덮여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Universal Pictures

연구진은 그동안 공룡 연구를 종합해 크게 3가지 이유로 공룡도 입술을 가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먼저 이빨의 겉모습에서 나온 증거입니다.

입술이 없는 악어는 이빨이 밖으로 노출되 마모가 심합니다. 반면 공룡 화석의 이빨을 보면 겉면의 법랑질이 아주 얇습니다. 그런데도 마모가 심하지 않죠. 이는 평소 입술로 덮여 보호를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커스틴 브링크(Kirstin Brink) 교수는 “치과의사들이 말하듯 치아 건강을 유지하는 데 침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또한 “입술이 덮지 않았다면 이빨이 말라 먹이를 먹거나 싸울 때 손상을 입기 쉽지만 공룡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증거는 이빨의 크기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은 단검만 하지만, 두개골 크기에 비하면 그 비율이 오늘날 왕도마뱀과 비슷하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왕도마뱀은 입술로 이빨을 덮습니다.

연구진은 “예전에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이 입술로 덮기에 너무 크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 그리 크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세 번째 증거는 턱뼈에 있는 작은 구멍들입니다.

연구진은 이 구멍이 잇몸과 입 주변 조직으로 혈관과 신경이 연결되는 통로라고 추정했습니다.

구멍의 밀도가 낮고 일직선으로 이뤄진 형태는 악어보다는 도마뱀에 가깝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육식공룡은 입술이 있었을까
육식공룡은 입술이 있었을까

공룡 진화, 생태 연구와 복원에 도움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화석으로 남지 않은 공룡의 연조직을 추론해 생전 생김새를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공룡이 어떤 방식으로 먹고, 치아 건강을 어떻게 유지했는지 알아낼 수 있다고 기대했습니다.

또한 공룡의 진화와 생태 전반을 연구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가 입을 다물고 으르렁거리는 모습의 상상도. 입술이 이빨을 덮어 밖에서 이를 악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Mark Witton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가 입을 다물고 으르렁거리는 모습의 상상도. 입술이 이빨을 덮어 밖에서 이를 악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Mark Witton

연구진은 육식공룡의 입술은 포유류처럼 근육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추정합니다.

대부분 파충류는 입술이 이빨을 덮을 뿐이고, 독립적으로 움직이지는 못합니다.

포유류처럼 으르렁거릴 때 입술을 위로 뒤집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또 과거에 악어처럼 이빨이 밖으로 삐져나온 동물이 전혀 없었다는 의미도 아니라고 연구진은 덧붙였습니다.

이를테면 멸종한 육식 포유류인 스밀로돈은 단검처럼 날카로운 이빨이 밖으로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또 해양 파충류나 하늘을 나는 파충류 중에서도 이빨이 밖으로 길게 나온 종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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